[HL] 미스틸테인

9. 충고 엘라는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 마르세스 혈족의 ‘새 이름’을 전달 받았다. 라울, 러, 로날드의 새 이름은 일전에 들어서 알고있었다. 각각, 독수리, 올빼미, 쏙독새였다. 그런데 로날드 아래로 동생 둘이 더 있었다. 레베카, 로이드. 공주와 왕자이며 부엉이와 매였다. 다섯 남매였구나. 마르세스 혈족은 3대 혈족임에도 세력이 작아 잘 알려지지 않았...

8. 비열 엘라는 눈에 띄게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필리파는 엘라에게 괜찮냐고 물었지만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로날드는 필리파의 옆에 앉아 빵에 버터를 발라주고 있었다. 아주 평온한 얼굴이었다. 곁에는 쏙독새 투구가 있었고 멋진 정복을 입고있었지만 이렇게 빵에 버터를 바르고 있는 모습조차 잘 어울렸다. 필리파는 버터가 발린 빵을 ...

7. 중재 뱀파이어들 뿐인 뱀파이어들의 파티였다. 지루했다. 필리파는 샴페인을 홀짝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몇몇의 뱀파이어들과 눈이 마주쳤다. 신경쓰지 않으려했다. 아일라와 드라마 이야기를 하던 뱀파이어들 사이로 노란색 휘장을 두른 화려한 정복 차림의 남자 뱀파이어가 다가오고 있었다. 남자는 밝은 갈색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넘겨 이마가 드러나 보였다. 고지식...

6.남편 “이미 와 있었으면, 씨, 말을 해줘야….” “잠깐만요. 쏙독새가 제 남편이라 구….” “네가 전화를 하던가. 줄리엣 죽었….” 세 명이 동시에 말하는 바람에 모두의 말이 뭉개졌다. 붉은 눈동자와 갈색 눈동자 그리고 쏙독새 투구가 서로의 눈치를 봤다. 그리고 이 비어있는 정적에다 자신의 목소리를 넣으려고 동시에 입을 열었다. “말을 해 줘야 할…....

5. 형제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어머니와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았다. 원래도 대화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결혼 소식을 전달 받은 이후, 이 침묵은 더 무겁고 깊어졌다. 플란츠 가문의 의전용 차량을 모는 건 까마귀, 가브리엘라였다. 엘라는 뒷 좌석에 앉은 모녀의 침묵에 질식할 것 같았다. 뱀파이어로 살아온 평생 이렇게 죽을 것 같은 경험은 또 오랜만이었다. ...

4. 도전 샬롯이 자연스럽게 필리파의 팔짱을 꼈다.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물렸지만 샬롯은 쉽게 팔짱을 풀어주지 않았다. 필리파는 가만히 있었다. 처음엔 본능적으로 반응했지만 지금은 사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러자 샬롯이 측은한 표정으로 필리파를 올려다보았다. “필리파, 너 그럼 정략결혼하는거야?” 말이 그렇게 되나. 틀린 말은 아니었...

수정: 23.08.31 03:02

3. 우연 애교 섞인 목소리가 가장먼저 먼저 필리파를 반겼다. 주문은 필요 없었다. 아니, 주문이 통했던건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괜찮았다. 필리파는 천천히 뾰족한 기억의 파편을 향해 걸어나갔다. "오랜만이야, 샬롯." 심장은 정상적으로 뛰었고 호흡도 정상이었다. 다행이었다. 꼴사나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샬롯을 보는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2. 추억 쬽, 쬽. 뭘 그렇게 맛있게 먹는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엘라, 조용히 먹을 수는 없을까요." 필리파가 양 손에 식기를 든 채 퀭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브리엘라가 자는 내내 머리맡에서 빤히 쳐다보는 바람에 가위에 눌려서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다. 그런 필리파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가브리엘라는 잠깐 텀블러에 남은 양을 확인했다. 찰랑찰랑...

1. 결혼 "안녕하십니까, 필리파 아가씨." 필리파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지 1분도 안되었다. 잠옷을 갈아입기는 커녕 세수도 못한 상태였다. 그 상태로 손에 키스를 받았다. 필리파는 몸을 뒤로 빼고 굉장히 어색한 상태로 뻣뻣하게 굳어있었다. 처음보는 남자는 여전히 허리를 숙인채 필리파를 보고 멋진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그냥 단순...